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저 / 박세연


 저자는 어떤 것이 있다, 없다라고 말할 때는 보통 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그 근거를 대야 한다고 말하며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증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후세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를 대라고 말함. 사실 맞는 얘기다. 이 세상에 유니콘이 있는가 없는가를 예로 들어보면, 단 하나의 개체라도 발견이 된다면 유니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유니콘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왜 사후 세계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긴 한다.


  재미있고 흥미롭긴 한데,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학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낸 거라 그런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난 사후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종교는 믿음의 영역이니까.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다. 물론 나 역시 신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에 여전히 흔들리고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어렴풋이 깨닫는 것은, 증명되지 않기에 "믿음"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신은 원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후의 삶이 존재하지 않길 바란다. 영원히 산다는 것이 인간에게 도대체 왜 축복인지 모르겠다. 지겹지 않나? 다만 지옥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 경우 지옥보다는 천국이 훨씬 낫겠지. 영원히 행복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짜릿하게 살 수 있는 영생이라면 살 만 하겠지만 그 행복과 즐거움에 익숙해지지 않고 매번 그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까? 이조차도 인간적인 걱정인가? 난 그냥 죽음이 끝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종교는 혹시나 존재할지도 모를 사후의 삶에 대한 보험인걸까. 나의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딱히 그렇진 않은 것 같은데... 언제쯤 나는 단단한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평생 흔들리며 살아야 하나?


오래 살고 싶어하는 마음에도 공감이 안 된다. 왜 사람들은 오래 살고 싶어하지? 그렇게 사는게 재미있나? 노후에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있나? 오래 산다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 이 삶이 뭐가 좋아서 다들 그리 오래 살고 싶어하는 걸까? 비꼬는 게 아니고 정말로 궁금해서. 난 고통 없이 죽을 수만 있다면 오늘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흠.... 죽을만큼 삶이 힘들다는 건 아니지만 꼭 살아야 할 만큼 즐거운 것도 아니니까. 아니 뭐 즐거운 일이야 많긴 하지만 그게 꼭 살아야 할 이유가 될 만큼은 아니니까.


이렇게 마무리하면 너무 우울하니까 웃으면서 마무리해야지 ^ㅅ^ 저 그렇게 우울한 사람 아닙니다. ^.~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 S. 루이스 저 / 김선형 옮김


 악마가 자신의 직장(?) 후배이자 친척인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예수의 일을 어떻게 방해해야 하는지, 어떻게 효율적으로 인간들을 지옥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옛날에 쓰여진 책이라 지금의 시대 상황과는 살짝 맞지 않는 느낌도 있긴 하지만 인간사의 근본 흐름은 다 같지 않겠는가. 공감되기도 하고 아차 하며 반성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인간을 타락시키고 더 나빠지게 하는 것을 권면하는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중간중간에 정신 놓고 읽다가 "아, 그래서 이게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하며 길을 잃기도 한다. 작가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헷갈려할 때가 간혹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정신 차리고 집중해서 읽으면 괜찮겠지만 나는 주로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비틀거리기도 하고 졸기도 하며 읽는 편이라… 그래도 종교 서적 중에서는 신선한 발상과 형식의 책이었다. 작가도 이 책을 쓰는 동안 악마의 입장에서 생각하느라 힘들었다고 한다ㅋㅋㅋ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정성욱 저


 구글에서 20대에 읽었으면 좋았을 기독교 서적이라는 SlideShare 문서를 발견하고 거기에 있는 목록 중에 골라서 읽어 본 책이다.


 이미 신앙적 지식이 두터우신 분들은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나처럼 오랜 시간을 믿어 왔으나 (믿어 왔다고 생각했으나) 설교 시간에 늘 집중 안 해서 여전히 기독교나 성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특정 이슈들에 대해 성경의 내용이 모순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사춘기를 지나며 성경에 의구심이 드는 중고딩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얇은 책이고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책이므로 엄청난 걸 바라기 보다는 아하 그렇구나, 정도로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더 깊은 단계로 나아가기 전에 첫 발을 떼는 정도로 좋은 책?


 책 구성이 저자가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는데, 학생들이 너무 이해력이 좋고 한층 더 나아가서 그 생각을 발전시키기 까지 한다. 분명 소개글에 실화도 있다고 적혀 있었는데..... 다들 똑똑한 사람들 뿐인가보다 ㅇ_ㅇa

순전한 기독교

순전한 기독교

C. S. 루이스 저 / 장경철이종태 옮김


 기독교 서적 중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책이다. 대학 시절에 한 번 읽었지만 그때는 과제를 한다는 느낌으로 읽었던 터라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아서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고자 샀다.  왜 명작이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다. 특히 초신자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음. 혹은 막연히 믿음만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기초적인 신학 개념들을 익히는 데도 괜찮은 것 같다. (예를 들면 나 같은?)


 신이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에 대한 답변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내용에 의하면, 신의 존재는 인간의 내면에 보편적인 도덕 기준이 있음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구별짓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무교지만 기독교를 알고 싶어하는 (비난하기 위해서든 호기심이든) 사람들에게도, 기독교인들에게도 이 책은 첫 시작으로 굉장히 좋아보인다.


완독: 17.05.24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저 / 황소연



킬링타임용 소설. 스토리가 전개될 때는 나름 재미있었는데 범인의 범행 동기가 좀 맥빠짐. 재미 없는 건 아니지만 사지 말고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봤으면 좋았을 것 같음. 책을 소장할 가치가 있느냐, 구입할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나의 기준은 "다 읽고 나서도 또 읽고 싶은가, 혹은 여러 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전자책도 중고로 팔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완독: 17.02.20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원체 저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나 저의 일상과 관련 없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정치, 경제, 시사 상식 등이 부족한 편입니다(그러나 사회인이 되고 세금을 내면서부터 조금씩 ㅂㄷㅂㄷ하고 있습니다… 아니 내 피 같은 돈을 그딴 데 쓴단 말이야???). 셜록 홈즈는 추리 분야에서 그 비상한 두뇌를 마구마구 뽐냈으나 지동설 같은 상식(?)은 몰랐던 것처럼 저 역시 이를 본받아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셜록 홈즈처럼 두각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뭐 마인드만 본받았다는 거죠.  물론 전 지동설은 압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상식적으로" 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좀 폭력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내 기준에서의 상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거잖아요. 횡단보도는 초록 불에 건너고 빨간 불에는 멈춘다 이런 건 규칙이고 진짜 말 그대로 상식이지만 뭐 있잖아요,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냐? 생각을 해봐" 이런 식의 말. 그건 네 기준에서의 상식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울컥하기도 하고 설령 그게 정말 상식이더라도 꼭 저런 식으로 말해야 하나 싶거든요. 아니 왜 얘기가 삼천포로. 아무튼.


 위에서 말했다시피 저는 상식이 없는 편이고 관심도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알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멋있어요. 정치, 경제, 사회 등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바로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게 아닐까라고도 생각하구요. 그래서 이 책을 집었습니다.



 사실 지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 책보다 좀 더 깊은 내용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부터 이미 '얕은' 지식이니까 저처럼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분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But 지식인 코스프레 하기에는 무리데스.


이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공부해가야겠어요. 물론 말 뿐입니다. 그래도 2편은 읽을 거니까.


완독: 17.05.15


[세트]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전3권)

[세트]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전3권)

존 스칼지



일명 노인의 전쟁 3부작이라고 불리는 노인의 전쟁, 유령 여단, 마지막 행성을 읽었습니다. 세 권을 한꺼번에 지른 건 아니고, 일단 노인의 전쟁만 사고선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책을 넘기다가 그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어버렸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라는 건 말이 그렇다는 얘기고 실제로는 퇴근 길 지하철에서부터 읽기 시작해 집에 도착해서 자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읽어 내려갔죠. 그리고 다음날에 유령 여단, 마지막 행성을 바로 쭈우욱 읽었습니다. 출근만 아니었으면 밤을 새서 세 권 다 읽어 해치웠을 거예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름의 메시지도 있고, 특히 작가의 유머감각이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그냥 피식했었는데 나중에는 ㅋㅋㅋ하며 소리내어 웃게 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시리즈인 노인의 전쟁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완독: 17.02.21

깨끗한 부자
김동호


1.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한 삶이라면 선교 후원은 누가 할까? 세상의 부가 악인들에게 가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은가? 분명 깨끗하고 선한 부자들이 있을 것이고 자신이 가진 것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단지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은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인가? 물려받은 가난이야 어쩔 수 없지만 충분히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음에도 굳이 가난을 선택해서 살아가야 하나? 가난한 삶이 더 값진 것인가?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은연중에 나도 그리스도인은 부자로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온 것 같다. 물론 마음으로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지만(ㅠㅠ) 왠지 양심상 멀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늘 은연중에 머릿속에 있었다.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살고 있었을까? 고민해봤더니 대충 다음과 같다.

이게 뭐라고 상자까지 쳤나 싶겠지만 그냥 보기에 너무 지저분하길래 상자로 정리한 것 뿐이다...

 

(1단계) 하나님을 믿으면 시련과 고난은 반드시 겪게 된다.

"반드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다.  때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세상의 기준을 거부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 반드시라는 말이 좀 알쏭달쏭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제 없다고 가정하고 넘어가자.

(2단계)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 가난해진다

┖ ?? 시련과 고난은 무조건 가난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 물질적인 고난만 있는 것은 아니다.

(3-1단계) 가난하지 않으면 고난을 겪은 것이 아니다.

????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도 다른 여러가지 고난을 겪을 수 있다는 간과한 것이 첫번째 오류이고, “가난” == “고난” 이라는 전제도 잘못됐다.

 

(3-2단계) 부자라는 것은 재산이 많다는 것인데 자신의 재산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충분히 나누어주지 않고 자신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잘못되었다.

???? 많이 베풀고 나누며 살아도 여전히 부유할 수 있다. 물론 나로서는 짐작도 안 가는 부러운 인생이다....ㅠㅠ

 

(결론) 따라서 부자는 제대로된 신앙인이 아니다.

???????????



대충 나는 이런 생각의 과정을 통해 저런 결론을 얻게 된 듯 하다.

 

 

 다윗, 솔로몬 등 여러 왕들, 아브라함과 욥, 요셉도 부를 누렸다. 부귀를 누리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왜 부귀영화를 주셨겠는가? 사실 이렇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부유한 것이 잘못된 삶이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사치를 부리는 것이나 과도한 소유욕은 굳이 종교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쾌적하고 아늑한 삶의 환경을 누리는 것도 잘못인가? 사치를 부리지 않는 것과 금욕주의를 혼동하지 말 것.

 

 

2.  

저축을 하는 것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요셉 시절 애굽의 7년 풍년과 7년 흉년을 예로 들면서, 풍년일 때 흉년을 대비해 곡식을 저장해두었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느 정도의 저축을 통해 어려움을 대비하기는 해야한다는 것이다. 음.. 이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미래의 어려움을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서먹이시고 입히실 것을 신뢰하지 못해서 인간의 힘으로 대비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반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몰라서 궁금해서 물음표를 붙였다. 그렇다고 저축을 전혀 해 두지 않고서 이 팍팍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혜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의 기름을 아끼며 미래를 대비했는데 그것과 저축도 어쩌면 일맥상통하지 않나? 어느정도 저축을 해두는 건 역시 괜찮은 걸까?

 

 

3.

 또한 이웃을 돕는 것을 "최소"한의 기준으로만 요구하신다는 견해도 흥미롭다. 성경에서 매 3년마다 한 번 씩 한 해 수익의 1/10을 어려운 이웃들을 구제하는데 사용하라고 하셨다는 것. 즉 계산해보면 30분의 1인 셈인데, 한달 수입의 1/30 정도를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의아했다. 정말 그렇게 조금만 해도 되나? 물론 재산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높은 비율로 남을 도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닌 경우 정말 1/30만 하면 적어도 문제는 없는 걸까? 성경에 있는 여러가지 말씀들 중 책의 주제와 걸맞는 구절을 골라 서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약간 들지만 아직 난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으므로 패스ㅠ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