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 펙 저 / 최미양



  좋은 책. 만약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된다면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함. 대부분 사람들의 정신질환의 기원은 어렸을 때 가정에서,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을 봐도 ‘쟤는 도대체 왜 저렇게 행동하나’ 싶은 사람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아, 이런 상황을 겪어왔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고 말하게 된 거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다. 나에게도 역시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사랑은 자기 자신을 확장해가는 과정이고,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또 그것을 돕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 아니라 사랑을 ‘행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한다. 상대방에게 설렘을 느끼고 호감을 갖는 것이 사랑의 첫 물꼬를 틔워줄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거듭나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기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사랑을 ‘하는’ 것. 사랑을 ‘행하는’ 것. 사랑’해나가는’ 것.


  처음 만나 연애하면서 설레고 달달했던 느낌이 결혼하면서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그것을 사랑이 식었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설렘이 사라져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해나가는 것. 상대방의 발전과 성장을 응원하고 돕는 것. 또한 나 혼자만의 이기적인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해나가며 나 자신도 발전하는 것. 상대방은 나와는 다른 인격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가장 인상깊은 에피소드는 3부 성장과 종교에 나오는 테오도르의 이야기이다. 삶에 열정이 없다는 점이 왠지 공감이 가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난 테오도르만큼 매 순간이 그런 건 아니고 때때로 무기력과 공허함이 나를 가득 채울 때가 있다, 하는 정도다.



제목이 왜 <아직도 가야할 길>인지는 모르겠다. 영어로는 <The Load Less Traveled>네.

  저자가 이 글을 쓸 당시에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는데 이후에는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음. 그냥 말해봤다.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저 / 박세연


 저자는 어떤 것이 있다, 없다라고 말할 때는 보통 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그 근거를 대야 한다고 말하며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증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후세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증거를 대라고 말함. 사실 맞는 얘기다. 이 세상에 유니콘이 있는가 없는가를 예로 들어보면, 단 하나의 개체라도 발견이 된다면 유니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유니콘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왜 사후 세계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긴 한다.


  재미있고 흥미롭긴 한데,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학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낸 거라 그런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난 사후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종교는 믿음의 영역이니까.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다. 물론 나 역시 신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것에 여전히 흔들리고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어렴풋이 깨닫는 것은, 증명되지 않기에 "믿음"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신은 원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후의 삶이 존재하지 않길 바란다. 영원히 산다는 것이 인간에게 도대체 왜 축복인지 모르겠다. 지겹지 않나? 다만 지옥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 경우 지옥보다는 천국이 훨씬 낫겠지. 영원히 행복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짜릿하게 살 수 있는 영생이라면 살 만 하겠지만 그 행복과 즐거움에 익숙해지지 않고 매번 그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까? 이조차도 인간적인 걱정인가? 난 그냥 죽음이 끝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종교는 혹시나 존재할지도 모를 사후의 삶에 대한 보험인걸까. 나의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딱히 그렇진 않은 것 같은데... 언제쯤 나는 단단한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평생 흔들리며 살아야 하나?


오래 살고 싶어하는 마음에도 공감이 안 된다. 왜 사람들은 오래 살고 싶어하지? 그렇게 사는게 재미있나? 노후에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있나? 오래 산다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 이 삶이 뭐가 좋아서 다들 그리 오래 살고 싶어하는 걸까? 비꼬는 게 아니고 정말로 궁금해서. 난 고통 없이 죽을 수만 있다면 오늘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흠.... 죽을만큼 삶이 힘들다는 건 아니지만 꼭 살아야 할 만큼 즐거운 것도 아니니까. 아니 뭐 즐거운 일이야 많긴 하지만 그게 꼭 살아야 할 이유가 될 만큼은 아니니까.


이렇게 마무리하면 너무 우울하니까 웃으면서 마무리해야지 ^ㅅ^ 저 그렇게 우울한 사람 아닙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원체 저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나 저의 일상과 관련 없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정치, 경제, 시사 상식 등이 부족한 편입니다(그러나 사회인이 되고 세금을 내면서부터 조금씩 ㅂㄷㅂㄷ하고 있습니다… 아니 내 피 같은 돈을 그딴 데 쓴단 말이야???). 셜록 홈즈는 추리 분야에서 그 비상한 두뇌를 마구마구 뽐냈으나 지동설 같은 상식(?)은 몰랐던 것처럼 저 역시 이를 본받아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셜록 홈즈처럼 두각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뭐 마인드만 본받았다는 거죠.  물론 전 지동설은 압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상식적으로" 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좀 폭력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내 기준에서의 상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거잖아요. 횡단보도는 초록 불에 건너고 빨간 불에는 멈춘다 이런 건 규칙이고 진짜 말 그대로 상식이지만 뭐 있잖아요,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냐? 생각을 해봐" 이런 식의 말. 그건 네 기준에서의 상식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울컥하기도 하고 설령 그게 정말 상식이더라도 꼭 저런 식으로 말해야 하나 싶거든요. 아니 왜 얘기가 삼천포로. 아무튼.


 위에서 말했다시피 저는 상식이 없는 편이고 관심도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알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멋있어요. 정치, 경제, 사회 등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바로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게 아닐까라고도 생각하구요. 그래서 이 책을 집었습니다.



 사실 지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 책보다 좀 더 깊은 내용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부터 이미 '얕은' 지식이니까 저처럼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분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But 지식인 코스프레 하기에는 무리데스.


이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공부해가야겠어요. 물론 말 뿐입니다. 그래도 2편은 읽을 거니까.


완독: 17.05.15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바른번역

 


 오오오오오오. 이 책은 서점에 널리고 널린 그런 자기계발서가 아님. 굉장히 실용적이고 유익하고 재미도 있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세요, 규칙적으로 운동하세요, 노력하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뭐 이런 책 아닙니다. 제목처럼 인간 관계에 대한 내용이고, 두고두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사실인 것 같아도 막상 읽으면 새롭게 다가와요. 사실 자기계발서의 대부분이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못하는 그런 내용이잖아요? 근데 이 책은 아니야. 맞으면서도 아니야. 깨닫고 느끼는 바가 많음. 오호? 와우? 어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됨. 어떤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내용들이 예화와 함께 담겨 있어요. 굳굳.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뇌에 새기고 싶은 주옥같은 내용들이 많네요. 저는 내향적이기도 하고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저에게는 더욱 유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에겐 더욱 유익할 듯!

지적 생활의 즐거움
P.G.해머튼 저/김욱


  

책 읽은 지는  한참 지났다. 구글문서에 이 내용을 적어만 놓고 있다가 이제서야 블로그에 올리는 중.



저자가 독자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작가가 말하는 것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다기보다는 부드럽게 제안하는 것 같아서. 노년의 은퇴한 어느 지혜로운 신사가 조곤조곤 따뜻하게 조언 해주는 느낌. 이렇게 말하니까 뭔가 제목이랑 동떨어진 내용일 것 같겠지만 뭐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그랬다는 얘기다. 재미있게 읽었다.


 목차를 보면 "지나치게 일하는 젊은 작가에게" 처럼 "~~하는 ~에게"라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읽다 보면 공감되는 목차가 한 두가지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 제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아! 하고 깨닫게 되는 게 꽤 있다. 작가는 이렇게 깨닫고 그 깨달은 바를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지적 생활이 있었을까?



"지적 생활과 정신노동은 여러 면에서 닮은 듯하면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우선은 정서적 만족도인데, 지적 생활이 자족을 목표로 한다면 정신노동은 인정을 목표로 합니다. 지적 생활은 나를 위한 활동이고, 정신노동은 나는 기본이요, 타인의 만족까지 신경 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정신노동은 반드시 육체에 어느 정도 해악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 목차 '다시 지나치게 일하는 젊은 작가에게' 中



"파슬리 이파리 하나가 '갸또 드 푸아'의 맛을 결정하듯 어떤 분야의 지식이 우리 안에서 거대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인생을 변화시키게 될 지 모르는 일입니다. 파슬리가 닭의 간을 만나 특별한 맛을 만들어내듯 우리도 지식과 조우해 경탄할 만한 지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 변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식별하기 어렵지만 무엇을 배우든 그 배운 것은 우리의 정신에 영향을 미칩니다. 순수한 개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 목차 '배움은 다양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친구에게' 中





이런 글을 읽으면 왠지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인 것 같으면서도 처음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든다. 독서에 관한 가장 멋진 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아주 공감 가는 말이 있는데, 매번 새로운 좋은 책을 읽고 난 뒤엔 항상 이 말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표현할 그 어떤 단어를 찾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일지도 모른다.

-알베르토 망구엘-



근데 이 문장 나도 분명 어느 책에선가 발견하고 멋있어서 메모해둔 건데, 아무리 검색해도 출처가 나오질 않네…





  책 내용이 귀엽다. 정말로 읽었더니 나쁜 기분이 사라진다. 적어도 읽는 동안만큼은 작가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에 나도 동화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저자의 말에서는 뭉클. 


 책을 잘 안 읽는 사람도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제목만 봤을 땐 그냥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라는 식의 책일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의외. 자신감, 특히 여자들의 자신감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책이다.


   나는 완벽주의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는 것이 내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완벽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여자들의 특성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어떤 기회가 왔을 때 남자들은 그 분야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일단 기회를 잡는 편인데 여자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알고 있음에도 그 분야에 대해 '완벽'하게 알아야만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서 기회를 선뜻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완전 완전 완전 공감. 남자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에 비해 120%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여자들은 80% 라는 것, 그리고 그 기저에는 만약 그 기회를 잡았다가 실패하거나 혹은 생각보다 잘해내지 못했을 때의 남들의 비웃는 시선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 실패나 실수에 대해 남자들은 금방 훌훌 털어버리며 '상황'이 안 좋았던 거라고 생각하지만 여자들은 곱씹고 되새김질하며 자책하고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회의나 어느 자리에서 남자들이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 능력있다거나 자신감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들이 그럴 경우엔 기가 세다거나 나댄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나도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착하게, 조심스럽게, '여성스럽게' 생활하도록 교육 받고 자라다보니 그렇게 된다는 것(물론 남자들도 '남자답게' 의 피해자일 것이다). 등등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 자각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남자들을 공격하는 책이 아니다. 남자들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도, 여자가 남자보다 더 능력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알려주는 책이다. 좋았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저자분께서 글솜씨가 좋으신 것 같다. 술술 읽힌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closure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갑자기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어느 영국밴드의 'closer' 라는 노래 가사를 읊어주신다ㅋㅋㅋ 의식의 흐름 기법


  대학교 캡스톤 프로젝트 때 자바를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고 지금도 업무에 필요해서 자바를 잠깐 공부하고 있지만,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거나 앞으로 이직을 할 땐 자바 말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쪽으로 가고 싶다. 그런 내 생각에 이 책이 좀 더 힘을 실어주었다. 다만 난 지금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스칼라를 많이 언급하고 있다. 아무래도 Java의 시장이 가장 넓었고, 그런 의미에서 스칼라는 JVM에서 동작하니까 넘어가기 더 쉽기도 한 듯. 해외에서는 이미 스칼라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스칼라도 한 번 공부해봐야겠다. 


  지금은 진득하게 뭐 하나를 파기 보다는 그냥 이것 저것 재미로 공부해보는 중이다. 부담감을 갖고 뭐라도 억지로 해내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더 공부하기 싫어져서,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해보는 중.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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