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1984년

조지 오웰


#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모두 읽기 프로젝트 (11/190)



 안 읽었으면서 읽었다고 거짓말 하는 책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그 책.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충 ‘빅브라더’ 라고 몇 번 언급해주면 간지 나는 그 책. 너~~무 유명해서 나조차도 이미 이 책을 읽은 줄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책.


 첫 시작부터 무언가 훅 몰입하게 만들었다. 처음 읽기 시작해서 흐름 타고 쭉쭉 읽어내려가게 되기까지 예열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들이 있는 반면 시작부터 끌어당기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인 것 같다. 워낙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이 많다 보니 정치적, 비판적인 내용에 지루할 거라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시작부터 재미있음.


 빅브라더는 어디에나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에도, 회사에도, 길거리에도, 아파트 벽에도. 그는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사람들은 어제의 동지였던 오늘의 적에게 마치 처음부터 적이었던 것처럼 아무런 의심 없이 증오를 발산한다. 의심하는 것은 죄이다. 증오는 증오 그 자체가 목적이다.



상층 계급의 목표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번역이 제대로 된 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가 더 적절할 것 같은데). 중간 계급의 목표는 상층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하층 계급의 목표는, 그들에게 목표가 있다면 ㅡ 일상적인 단조로운 일에 너무 시달려 일상적 삶 이외의 진지한 것을 거의 의식할 수 없는 것이 하층 계급의 지속적인 특징이기 때문에 ㅡ 그것은 모든 차별을 폐지하고 인간이 동등해지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외형적으로는 똑같은 투쟁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상층 계급은 오랫동안 안전하게 권력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만간 스스로에 대한 신념이나 효율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든지, 아니면 이 둘이 동시에 상실되는 순간이 온다. 이때가 되면 자유와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척하면서 하층 계급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중간 꼐급에 의해 전복당하게 된다. 중간 계급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하층 계급을 예전의 예속 상태로 다시 몰아넣고 자신들은 상층 계급에 올라선다. 곧 새로운 중간 계급이 다른 두 계급 중 하나에서, 혹은 양쪽 모두에서 떨어져 나와 투쟁은 반복된다. 이들 세 계급 중에서 단지 하층 계급만이 결코 단 일순간이라도 그들의 목표를 성취하지 못한다. 전 역사를 통해 물질적 진보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이다. 심지어 퇴보의 시기인 오늘날에도 일반 시민들은 수세기 전의 시민들보다 물질적으로 더 잘살고 있다. 그러나 부의 증가, 예절의 순화, 개혁, 혁명 등은 인간의 평등에 어떤 이바지도 하지 못했다. 하층 계급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 지배자가 바뀌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역사적 변화였다.



끝없는 숙청, 체포, 고문, 투옥, 증발 등은 실제로 범한 범죄에 대한 처벌로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 언젠가에 죄를 범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없애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당원들을 옳은 견해뿐만 아니라 옳은 본능을 가져야 한다.



 옳은 본능을 가져야 한다, 본능마저 옳아야 한다는 건 얼마나 폭력적인 말인가. 본능에 옳고 그름이 있는 걸까. 인간의 본능마저 평가하는 클라스.



+ 흠.. 사실 블로그에 올리는 리뷰 글들은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에 좋은 구절을 발견하거나 감상이 떠오르면 그때 그때 써놓았던 것들을 합치는 것이지 하나의 완성된 글이 되도록 한 번에 쭉 써내려가는 게 아니라서 글의 마무리가 항상 애매하다. 그래도 뭐 어때. 일단은 글을 써서 남기는 걸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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