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190권 모두읽기 프로젝트 (1/190)
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저 / 석영중 역
첫 번째 편지에서, 마까르 제부쉬킨은 바렌까에게 자신은 정말 편해서 이곳으로 이사한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마까르 제부쉬킨은 어느 하숙집의 부엌 옆에 딸려있는 작은 방에 살고 있다. 실제로는 방이 아니라 부엌에 칸막이를 쳐서 만들어진 공간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마까르 제부쉬킨은 이 곳에서 사는 것은 값도 싸고, 마당 건너편에 당신의 창문도 보이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 계속해서 자신을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처절함이 느껴지는 건 이 책의 제목 때문일까? 그러면서 마까르 제부쉬킨은 바렌까에게 최대한 자세히 편지를 써서 답장을 보내달라고 한다. 칸막이로 겨우 공간만 나누어져있는 좁은 방에서 오로지 상대방의 길고 긴 답장에 기대어 고된 삶을 하루 더 견디어 내는 모습이 어쩐지 상상된다. 첫 시작부터 내가 너무 감상적인가.
첫 편지에 대한 답장에서 바렌까는 처음에 화를 내며 시작한다(화라기보다는 책망이라고 해야할까). 자신이 무슨 말만 하면 그것을 선물로 사다주는 마까르의 애정(마까르는 고아 신세인 그녀에 대한 부성애라고 말한다)이 그녀는 오히려 괴롭다. 가난한 마까르가 얼마만큼의 희생을 치르면서 그 선물을 사다주었을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선물로 받은 예쁜 제라늄 꽃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제가 어쩌다 조심성 없이 어떤 사물에 대해 언급이라도 하면 당신은 그 즉시로 그것을 사버리시는군요. 이 제라늄처럼 말이에요. 아마 돈을 많이 내셨겠죠, 그렇죠? 그런데 이 제라늄 꽃은 어쩌면 이리도 예쁘죠? 작은 십자 모양의 진홍색 꽃잎하며...! 저는 그것을 창문 한가운데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놓았답니다."
이 말이 왜 이렇게 마음 아픈지 모르겠다. 나 역시 어릴 때 가난한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그들의 행복이, 그들의 걱정이 더욱 마음을 찌르르 울린다. 왜 꽃을 사는데 쓸데없이 돈을 썼냐고 책망하면서도 그 꽃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이 슬프다.
죄와 벌을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감명 깊게 읽어서 기대하고 봤는데 솔직히 재미는 없었음.
완독: 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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