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순전한 기독교

C. S. 루이스 저 / 장경철이종태 옮김


 기독교 서적 중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책이다. 대학 시절에 한 번 읽었지만 그때는 과제를 한다는 느낌으로 읽었던 터라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아서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고자 샀다.  왜 명작이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다. 특히 초신자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음. 혹은 막연히 믿음만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기초적인 신학 개념들을 익히는 데도 괜찮은 것 같다. (예를 들면 나 같은?)


 신이라는 존재의 실존 여부에 대한 답변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내용에 의하면, 신의 존재는 인간의 내면에 보편적인 도덕 기준이 있음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구별짓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무교지만 기독교를 알고 싶어하는 (비난하기 위해서든 호기심이든) 사람들에게도, 기독교인들에게도 이 책은 첫 시작으로 굉장히 좋아보인다.


완독: 17.05.24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 저 / 황소연



킬링타임용 소설. 스토리가 전개될 때는 나름 재미있었는데 범인의 범행 동기가 좀 맥빠짐. 재미 없는 건 아니지만 사지 말고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봤으면 좋았을 것 같음. 책을 소장할 가치가 있느냐, 구입할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나의 기준은 "다 읽고 나서도 또 읽고 싶은가, 혹은 여러 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전자책도 중고로 팔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완독: 17.02.20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원체 저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나 저의 일상과 관련 없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정치, 경제, 시사 상식 등이 부족한 편입니다(그러나 사회인이 되고 세금을 내면서부터 조금씩 ㅂㄷㅂㄷ하고 있습니다… 아니 내 피 같은 돈을 그딴 데 쓴단 말이야???). 셜록 홈즈는 추리 분야에서 그 비상한 두뇌를 마구마구 뽐냈으나 지동설 같은 상식(?)은 몰랐던 것처럼 저 역시 이를 본받아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셜록 홈즈처럼 두각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뭐 마인드만 본받았다는 거죠.  물론 전 지동설은 압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상식적으로" 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좀 폭력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요. 내 기준에서의 상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거잖아요. 횡단보도는 초록 불에 건너고 빨간 불에는 멈춘다 이런 건 규칙이고 진짜 말 그대로 상식이지만 뭐 있잖아요,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냐? 생각을 해봐" 이런 식의 말. 그건 네 기준에서의 상식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울컥하기도 하고 설령 그게 정말 상식이더라도 꼭 저런 식으로 말해야 하나 싶거든요. 아니 왜 얘기가 삼천포로. 아무튼.


 위에서 말했다시피 저는 상식이 없는 편이고 관심도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알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멋있어요. 정치, 경제, 사회 등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나아가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바로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게 아닐까라고도 생각하구요. 그래서 이 책을 집었습니다.



 사실 지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 책보다 좀 더 깊은 내용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부터 이미 '얕은' 지식이니까 저처럼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분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But 지식인 코스프레 하기에는 무리데스.


이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공부해가야겠어요. 물론 말 뿐입니다. 그래도 2편은 읽을 거니까.


완독: 17.05.15


[세트]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전3권)

[세트]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전3권)

존 스칼지



일명 노인의 전쟁 3부작이라고 불리는 노인의 전쟁, 유령 여단, 마지막 행성을 읽었습니다. 세 권을 한꺼번에 지른 건 아니고, 일단 노인의 전쟁만 사고선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책을 넘기다가 그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어버렸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라는 건 말이 그렇다는 얘기고 실제로는 퇴근 길 지하철에서부터 읽기 시작해 집에 도착해서 자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읽어 내려갔죠. 그리고 다음날에 유령 여단, 마지막 행성을 바로 쭈우욱 읽었습니다. 출근만 아니었으면 밤을 새서 세 권 다 읽어 해치웠을 거예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름의 메시지도 있고, 특히 작가의 유머감각이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그냥 피식했었는데 나중에는 ㅋㅋㅋ하며 소리내어 웃게 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시리즈인 노인의 전쟁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완독: 17.02.21

깨끗한 부자
김동호


1.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한 삶이라면 선교 후원은 누가 할까? 세상의 부가 악인들에게 가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은가? 분명 깨끗하고 선한 부자들이 있을 것이고 자신이 가진 것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단지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은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인가? 물려받은 가난이야 어쩔 수 없지만 충분히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음에도 굳이 가난을 선택해서 살아가야 하나? 가난한 삶이 더 값진 것인가?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은연중에 나도 그리스도인은 부자로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온 것 같다. 물론 마음으로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지만(ㅠㅠ) 왠지 양심상 멀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늘 은연중에 머릿속에 있었다.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살고 있었을까? 고민해봤더니 대충 다음과 같다.

이게 뭐라고 상자까지 쳤나 싶겠지만 그냥 보기에 너무 지저분하길래 상자로 정리한 것 뿐이다...

 

(1단계) 하나님을 믿으면 시련과 고난은 반드시 겪게 된다.

"반드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다.  때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세상의 기준을 거부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 반드시라는 말이 좀 알쏭달쏭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제 없다고 가정하고 넘어가자.

(2단계)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 가난해진다

┖ ?? 시련과 고난은 무조건 가난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 물질적인 고난만 있는 것은 아니다.

(3-1단계) 가난하지 않으면 고난을 겪은 것이 아니다.

????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도 다른 여러가지 고난을 겪을 수 있다는 간과한 것이 첫번째 오류이고, “가난” == “고난” 이라는 전제도 잘못됐다.

 

(3-2단계) 부자라는 것은 재산이 많다는 것인데 자신의 재산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충분히 나누어주지 않고 자신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잘못되었다.

???? 많이 베풀고 나누며 살아도 여전히 부유할 수 있다. 물론 나로서는 짐작도 안 가는 부러운 인생이다....ㅠㅠ

 

(결론) 따라서 부자는 제대로된 신앙인이 아니다.

???????????



대충 나는 이런 생각의 과정을 통해 저런 결론을 얻게 된 듯 하다.

 

 

 다윗, 솔로몬 등 여러 왕들, 아브라함과 욥, 요셉도 부를 누렸다. 부귀를 누리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왜 부귀영화를 주셨겠는가? 사실 이렇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부유한 것이 잘못된 삶이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사치를 부리는 것이나 과도한 소유욕은 굳이 종교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쾌적하고 아늑한 삶의 환경을 누리는 것도 잘못인가? 사치를 부리지 않는 것과 금욕주의를 혼동하지 말 것.

 

 

2.  

저축을 하는 것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요셉 시절 애굽의 7년 풍년과 7년 흉년을 예로 들면서, 풍년일 때 흉년을 대비해 곡식을 저장해두었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느 정도의 저축을 통해 어려움을 대비하기는 해야한다는 것이다. 음.. 이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미래의 어려움을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서먹이시고 입히실 것을 신뢰하지 못해서 인간의 힘으로 대비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반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몰라서 궁금해서 물음표를 붙였다. 그렇다고 저축을 전혀 해 두지 않고서 이 팍팍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혜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의 기름을 아끼며 미래를 대비했는데 그것과 저축도 어쩌면 일맥상통하지 않나? 어느정도 저축을 해두는 건 역시 괜찮은 걸까?

 

 

3.

 또한 이웃을 돕는 것을 "최소"한의 기준으로만 요구하신다는 견해도 흥미롭다. 성경에서 매 3년마다 한 번 씩 한 해 수익의 1/10을 어려운 이웃들을 구제하는데 사용하라고 하셨다는 것. 즉 계산해보면 30분의 1인 셈인데, 한달 수입의 1/30 정도를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의아했다. 정말 그렇게 조금만 해도 되나? 물론 재산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높은 비율로 남을 도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닌 경우 정말 1/30만 하면 적어도 문제는 없는 걸까? 성경에 있는 여러가지 말씀들 중 책의 주제와 걸맞는 구절을 골라 서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약간 들지만 아직 난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으므로 패스ㅠㅠ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
손동희


 내가 좀 더 어렸을 때, 좀 더 순수하고 맑았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손양원 목사님의 처절한 사랑의 생애에 대한 뜨거움과 감동으로 눈물을 흘렸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 분명 흘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나이에 이 책을 읽는 마음엔 불편함이 더 크다. 이렇게 후대에 길이 길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이렇게 갖은 고초와 수난을 겪어야만 하는 걸까? 아니면 단지 시대적 배경이 워낙 한 몫 했던 시기여서 더욱 핍박을 당하고 힘들게 (물론 목사님은 기쁨으로 사셨겠지만) 산 것 뿐인가? 만약 저렇게 아프고 힘든 생을 거쳐야만 하나님의 큰 일꾼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그냥 평범하고 작은 일꾼이고 싶다는 생각… 초라한 믿음의 크기가 드러나면서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나는 작아진다.

 

 그러나 손양원 목사님에게 그리고 그 가족에게 그렇게 큰 믿음을 주신 것 역시 하나님이시다. 나라고 해서 받지 못할 것이 없으며 고난을 이겨내지 못할 것 없다. 그리고 그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은 내 힘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힘일 것이다.

 

 

 ....라고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그래도 두렵다. 내심 나는 저런 시련을 겪지 않고 순탄하고 쾌적한 삶(부유함도 옵션으로)을 살다가 천국으로 가고 싶다고 바란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재능,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걱정할 건 없다. 주시면 주실 것이고 가져가시면 가져가실 것이고, 나는 그냥 순종할 뿐이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저/바른번역

 


 오오오오오오. 이 책은 서점에 널리고 널린 그런 자기계발서가 아님. 굉장히 실용적이고 유익하고 재미도 있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세요, 규칙적으로 운동하세요, 노력하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뭐 이런 책 아닙니다. 제목처럼 인간 관계에 대한 내용이고, 두고두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사실인 것 같아도 막상 읽으면 새롭게 다가와요. 사실 자기계발서의 대부분이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못하는 그런 내용이잖아요? 근데 이 책은 아니야. 맞으면서도 아니야. 깨닫고 느끼는 바가 많음. 오호? 와우? 어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됨. 어떤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내용들이 예화와 함께 담겨 있어요. 굳굳.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뇌에 새기고 싶은 주옥같은 내용들이 많네요. 저는 내향적이기도 하고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저에게는 더욱 유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에겐 더욱 유익할 듯!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음.. 굉장히 흡인력 있다고, 손에서 놓기 힘들다고 광고하던데. 재미는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뭐 엄청 몰입되고 긴장감 넘치고 그렇진 않았어요. 쏘쏘. 어렸을 때부터 셜록 홈즈를 라면 먹으며 읽고 할 거 없을 때 읽고 잠 안 올 때 읽으며 단련해 온 나에게 이 정도의 자극은 부족하다!!!!


 사족을 붙이자면 여태까지 읽은 책 중에 너무 긴장되고 무서워서 실눈 뜨며(영화도 아닌데 왜ㅋㅋㅋㅋ) 읽은 책이 있는데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입니다. 올 여름에 또 한 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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