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한 삶이라면 선교 후원은 누가 할까? 세상의 부가 악인들에게 가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은가? 분명 깨끗하고 선한 부자들이 있을 것이고 자신이 가진 것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단지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은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인가? 물려받은 가난이야 어쩔 수 없지만 충분히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음에도 굳이 가난을 선택해서 살아가야 하나? 가난한 삶이 더 값진 것인가?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은연중에 나도 그리스도인은 부자로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온 것 같다. 물론 마음으로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지만(ㅠㅠ) 왠지 양심상 멀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늘 은연중에 머릿속에 있었다.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살고 있었을까? 고민해봤더니 대충 다음과 같다.
이게 뭐라고 상자까지 쳤나 싶겠지만 그냥 보기에 너무 지저분하길래 상자로 정리한 것 뿐이다...
(1단계) 하나님을 믿으면 시련과 고난은 반드시 겪게 된다.
┖ "반드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다. 때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세상의 기준을 거부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 반드시라는 말이 좀 알쏭달쏭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제 없다고 가정하고 넘어가자.
(2단계)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 가난해진다
┖ ?? 시련과 고난은 무조건 가난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잘못됐다. 물질적인 고난만 있는 것은 아니다.
(3-1단계) 가난하지 않으면 고난을 겪은 것이 아니다.
┖ ????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도 다른 여러가지 고난을 겪을 수 있다는 간과한 것이 첫번째 오류이고, “가난” == “고난” 이라는 전제도 잘못됐다.
(3-2단계) 부자라는 것은 재산이 많다는 것인데 자신의 재산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충분히 나누어주지 않고 자신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잘못되었다.
┖ ???? 많이 베풀고 나누며 살아도 여전히 부유할 수 있다. 물론 나로서는 짐작도 안 가는 부러운 인생이다....ㅠㅠ
(결론) 따라서 부자는 제대로된 신앙인이 아니다.
┖ ???????????
대충 나는 이런 생각의 과정을 통해 저런 결론을 얻게 된 듯 하다.
다윗, 솔로몬 등 여러 왕들, 아브라함과 욥, 요셉도 부를 누렸다. 부귀를 누리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왜 부귀영화를 주셨겠는가? 사실 이렇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부유한 것이 잘못된 삶이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사치를 부리는 것이나 과도한 소유욕은 굳이 종교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쾌적하고 아늑한 삶의 환경을 누리는 것도 잘못인가? 사치를 부리지 않는 것과 금욕주의를 혼동하지 말 것.
2.
저축을 하는 것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요셉 시절 애굽의 7년 풍년과 7년 흉년을 예로 들면서, 풍년일 때 흉년을 대비해 곡식을 저장해두었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어느 정도의 저축을 통해 어려움을 대비하기는 해야한다는 것이다. 음.. 이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미래의 어려움을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서먹이시고 입히실 것을 신뢰하지 못해서 인간의 힘으로 대비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반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 몰라서 궁금해서 물음표를 붙였다. 그렇다고 저축을 전혀 해 두지 않고서 이 팍팍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지혜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의 기름을 아끼며 미래를 대비했는데 그것과 저축도 어쩌면 일맥상통하지 않나? 어느정도 저축을 해두는 건 역시 괜찮은 걸까?
3.
또한 이웃을 돕는 것을 "최소"한의 기준으로만 요구하신다는 견해도 흥미롭다. 성경에서 매 3년마다 한 번 씩 한 해 수익의 1/10을 어려운 이웃들을 구제하는데 사용하라고 하셨다는 것. 즉 계산해보면 30분의 1인 셈인데, 한달 수입의 1/30 정도를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의아했다. 정말 그렇게 조금만 해도 되나? 물론 재산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높은 비율로 남을 도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닌 경우 정말 1/30만 하면 적어도 문제는 없는 걸까? 성경에 있는 여러가지 말씀들 중 책의 주제와 걸맞는 구절을 골라 서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약간 들지만 아직 난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으므로 패스ㅠㅠ